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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글] 좋은 말들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다

by 문화예술기획 최선영 2026. 5. 22.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출렁이는 현장의 닻과 돛이 되어”
[아르떼365] 4기 편집위원의 항해를 시작하며
https://arte365.kr/?p=113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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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말들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다

 
 
최선영 / 문화예술기획자
 

좋은 말들은 이미 많다. 이젠 인공지능도 20년 동안 쏟아진 문화예술교육 관련 말들을 학습해서 척척 뱉어준다. 단순 기술 교육이 아닌, 과정 중심의, 수평적 관계, 미적 체험, 그리고 창의성, 공동체성, 협동심, 주체성…. 그런데 현장을 가보면 참여자 수, 결과물, 프로그램의 효과성과 효율성, 사업의 안정성에 대한 주변의 관심이 거세다. 문화예술교육이 무엇인지, 그 의미나 가치를 설명하는 것이 여전히 어려운 현장도 많다. 작년에 문화재단 내 문화예술교육 사업 담당자들과 고민을 나누는 자리가 있었는데 “대표님에게 문화예술교육을 설명(사실상 설득)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최근 예술교육가들과 개별 활동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자리에서도 참여자와의 소통보다, 주변인의 인식 부족이 어려움의 원인으로 자주 언급되었다. 문화예술교육의 담론은 개별화된 표현, 경험, 놀이에 의미를 강조하지만, 현실에서는 그것의 목적, 목표, 효과에 관심이 큰 것이다.
그런 현장의 고민이 출렁이는 바다 한가운데에서 [아르떼365]가 주기적으로 다른 제목의 돛을 올리고 함께 항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배에는 이미 좋은 말들이 가득하다. 우수한 사례, 활짝 웃고 있는 사람(나도 그중 하나다.)들이 타고 있다. 어수선한 상태, 쪼그라든 마음, 망설이는 눈동자, 흔들리는 입장, 수다 속에서 건져 올린 질문도 있지만 어쩐지 그 배의 주인공은 다른 능력을 갖춰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좋은 말들이 꿀꺽, 소화되지 못한다. 그 말들도, 각자의 고민도 끝을 알 수 없는 바다에서 같이 둥둥 떠다니는 것 같기도 하다.
[아르떼365]는 어쨌든 ‘말’을 만들고 보여주는 매체다. 정책적 동향이나 이슈 이외에 현장의 여러 요소를 ‘말’로 조명하고 드러내 보여주는. 그래서 여러 사람에게 공유, 파급되기도 좋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같이 떠들고 공감하고 구시렁거리고 질문하고 기억하고 메모하고 저장하고 다시 떠올려보기 좋은. 나는 그 ‘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고민하고 선택하고 바다에 띄울 수 있는 역할을 함께 하게 되었다. 그래서 좋은 말보다 소수의 사람에게라도 일단 소화될 수 있는 말을 찾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먼저 나에게 소화된 말들을 되짚어 보려고 한다. 난 문화예술교육에서 언급 중인 개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할 수 있는 백과사전이 아니라, ‘해본 것들’ 사이에서 질문하고 있는 한 명의 사람이니까. 내가 소화한 말들이 부디 길 잃은 부표가 되어 바다 위에 외롭게 떠다니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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