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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기획] 경기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연수 [멈칫] <프로그램은 우다다다 달려가지만>

by 문화예술기획 최선영 2025. 9. 18.

 
 
 
경기문화재단
경기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연수 [멈칫] 

<프로그램은 우다다다 달려가지만>

 
 
 
 
 

우다다다 달려가고 있는 나를 의심하기

 
 
최선영 / 문화예술기획자, 연수 기획단
 
 
"자, 다음!"
분명하게 다음 활동, 다음 계획, 다음 사람, 다음 프로그램으로 넘어간다. 참여자의 눈동자가 미세하게 떨리고, 준비한 활동이 낯선 반응을 만나고, 예술교육가에게 찜찜한 무언가가 남고, 심지어 누군가 "이거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해도. 프로그램의 계획이 다 있으니까, 성과가 필요한 사업이니까, 그 계획과 성과는 중요하니까, 그것 외에 중요한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대충 알고는 있지만 나의 언어로 되짚어볼 여유와 동료는 없으니까, 그런 이유들로 문화예술교육이 형성한 세계를 비판하는 건 더 쉽고 익숙한 일이니까.
그래서 "멈칫" 거리는 시간이 필요했다. 지원사업 중심으로 이어져온 문화예술교육은 결국 철학, 담론, 실천, 실험보다 프로그램으로 모듈화 되어 국민 가까이 어딘가에 착착 개발, 보급되고 있으니. 참여자는 좋아하고 만족하고 심지어 사진 속에서 매번 활짝 웃고 있으니 멈칫거릴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따뜻하고 친절한 공짜의 무언가를 받는 사람들이 만족하지 않을 이유가 얼마나 있을지, 프로그램이 우다다다 달려가는 와중에 함께 의심하고 싶었다.
그래서 연수는 '프로그램을 잘 짜는 법', '기획서 작성법', '프로그램 운영 노하우'가 '있다'라고 전제하고 그것을 전달, 교육하는 방향으로 기획되지 않았다. 그것이 과연 있는가, 그전에 무엇이 있는가, 그것을 '나'는 충분히 들여다보고 있는가, 그리고 실제로 무언가를 하고 있는가 등 질문이 연수의 중심이 되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총 여섯 번의 자리를 만들었고 참여자는 관심사에 따라 일부 또는 모든 활동을 신청할 수 있었다. 
 

 
① 8/25 적극적인 딴짓 모임 “문화예술교육 했던 경험으로 분식집을 차린다면”
(최선영 / 문화예술기획자)
- 활동 경력은 쌓이지만 다른 영역으로 넘어가야 할 것 같을 때의 불안과 딴생각을 꺼내보는 워크숍
멈칫, 천년만년 문화예술교육 할 건 아니라면 건강하고 현실적인 상상도 필요하지 않을까. 문화예술교육이 하나의 방식이라면 그 방식을 선택하게 했던 목적을 다시 떠올려보고 그 목적을 향한 다른 방식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마치 매력적이고 문화적인 분식집을 차리는 것처럼.

② 8/27 워크숍 “여행자의 알“
(구은정 / 시각예술가)
- 예술교육가의 심리, 정서를 들여다보는 촉각+명상 워크숍
멈칫, 예술교육가도 자신을 돌아볼 시간을 조금이라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천천히 호흡하며 그 호흡의 모양과 깊이도 살펴보고. 참여자들은 어둠 속에서 따뜻한 돌과 미끄러운 알을 만지며 각자의 시간을 가졌다.



③ 9/1 북토크 “우리는 왜 그림을 못 그리게 되었을까”
(김인규 / 발달장애인독립공간예술쉼터 대표)
- 시각 표현 관련 미세한 관찰에 대한 대화
- 참여자에 대한 예술교육가의 태도와 관점 공유
멈칫, ‘그때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 예술교육가가 교육 참여자에게 궁금함이 생겨도 프로그램 추진에 더 매달렸던 건 아니까. 인간의 작은 표현, 눈빛, 행위에 집중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예술교육가의 급한 개입에 대해 의심하는 시간을 가졌다.


9/3 일시적 연구모임 “작은 성과 자랑 대회”
(김희연 / 독립기획자)
- 거시적, 정책적 관점에서 벗어나 작아 보이는 성과를 현장의 언어로 발견, 해석하고 다음 기획으로 연결하는 대화 워크숍
멈칫, 보편적인 기준에는 맞지 않지만 누군가에게는 분명하게 포착되는 성과가 있지 않을까. 보통 그것은 너무 작거나 낯설다는 이유로 공감받지 못한다. 그래서 날을 잡고 그 작은 성과 속 반짝이는 질문을 지지하는 시간을 가졌다.

⑤ 9/8 강의 “윗분들이 좋아하실까”
(최선영 / 문화예술기획자)
- 성과주의에 맞서는 과정 중심 문화예술교육 관련 실천 공유
- 프로그램 사전 안내 및 성과 관리에 대한 현실 적용 방안 모색
멈칫, “윗분들이 안 좋아하셔서”라는 이유가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큰 장벽처럼 등장할 때 예술교육가는 푸념과 비판 이외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당연히 윗분들이 좋아하는 것은 정량적 성과다. 정성적 성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당위적이고 이상적인 주장 이전에 각자가 해 볼 만한 것들을 나눠보고자 했다.


⑥ 9/10 일시적 연구모임 “기록자의 일기”
(이려진 / 시각예술가)
- 문화예술교육 현장을 언어나 이미지로 기록하는 경험 공유
- 타인과 나눌 수 있는 자료집의 방향성과 형식에 대한 대화
멈칫, 활동일지와 사업 자료집에 기록되고 있는 것은 누구에게 어떤 질문으로 남고 있을까. 혹은 그 이외의 기록은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향해 시도될 수 있을까. 기록의 어려움과 실수담을 바탕으로 기록이 필요한 이유를 다시 생각해 봤다.


 


이 연수는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예술교육가로 계속 활동할 수 있는 상태만을 지향하지 않았다. 누군가는 건강하게 다른 활동을 모색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활동 속도를 좀 늦추고 누군가는 완전히 다른 경험에서 문화예술교육의 요소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것이 훨씬 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일정한 규모의 지원사업과 예산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영역 안에 ‘당신도 들어와서 계속 잘 할 수 있다’는 신호만 발신하는 건 너무나 이상적이고도 잔인하다. 막상 문화예술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참여자, 기획, 방법론, 성과, 기록, 그리고 예술교육가 본인의 정서까지 고민이 한가득인데 말이다. 누군가는 문화예술교육을 진심으로 잘 해내고 싶지만 누군가는 진심으로 그만하고 싶기도 하다. 그렇다면 각자에게 “멈칫”거리는 이유가 있음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풀리지 않는 무언가가 계속 쌓여가고 있음을 인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아도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프로그램이 우다다다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한 시간, 두 시간 계획표대로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으니 애써 다른 질문의 자리를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많은 지원사업들도 ‘지금 큰 문제없다‘는 분위기로 흘러간다. 하지만 결국 고민하는 주체는 멈칫거리고 우당탕탕 하면서 그렇게 길게 간다. 그 사람은 달릴 줄도 알고 멈출 줄도 안다. 지원사업에 선정되지 않아도 덜 흔들리는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다. 그럼에도 자주 의심한다. 이게 진짜 내 선택인지. 여러 상황이 자신에게 자연스러운지.
나는 문화예술교육이 20년 이어져온, 그래서 이렇게나 많은 예술교육가가 정책적으로 양성된 지금, 프로그램을 잘 해내는 사람보다 깊게 자주 의심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교육 2025 경기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연수 [멈칫] - "프로그램은 우다다다 달려가지만"

2025 경기문화예술교육 매개자 연수 [멈칫] - "프로그램은 우다다다 달려가지만"

바쁘게 달려가는 프로그램을 따라가느라 돌아볼 여유마저 없을지라도, 멈칫, 잠시 길에서 벗어나 함께 고민하고 싶은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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